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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방치하면 콩팥도 망가진다…혈액투석 시 올바른 생활습관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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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자칫 방심하기 쉽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콩팥 기능을 서서히 무너뜨릴 수 있다. 실제로 혈액투석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 환자 중 절반 이상이 당뇨병 환자라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당뇨병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혈액투석까지 가는 것은 아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생활습관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콩팥 건강은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

그렇다면 당뇨병 환자는 신장을 지키기 위해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 혈액투석을 하는 당뇨병 환자는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 이에 대해 내과/투석 전문의 김채원 원장(연세숲내과의원 부설 인공신장실)에게 자세히 들어봤다.

q. 당뇨 환자가 혈액투석까지 하게 될 확률이 높다던데, 정말인가요?
2024년 대한신장학회 발표에 따르면, 혈액투석과 같은 신대체요법이 필요한 말기 콩팥병의 가장 큰 원인 질환은 당뇨병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매년 약 2만 명의 말기 콩팥병 환자가 새롭게 진단되며, 이 중 절반가량이 당뇨병을 앓고 있는 환자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성인 당뇨병 환자 수는 이미 600만 명을 넘어섰고, 환자 수는 지속적인 상승세에 있습니다.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당뇨병성 콩팥병은 물론, 망막질환, 신경 손상, 혈관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q. 혈액투석은 언제부터 시작하게 되나요?
혈액투석은 일반적으로 신장 기능이 정상의 15% 이하로 떨어져 노폐물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할 때 시작합니다. 보통은 만성 콩팥병 5기에서 투석을 시작하게 되지만, 몸이 심하게 붓거나 호흡 곤란, 구토 같은 요독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4기에서 투석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즉, 수치상으로는 아직 4기여도 신장 기능 저하가 5기 수준에 가까울 경우, 치료 필요성에 따라 투석을 시작하는 것이죠.

투석이 일시적인지, 평생 필요한지는 투석을 시작하는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급성 콩팥병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경우, 상태가 회복되면 투석을 중단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급성 콩팥병 이후 신장 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만성 콩팥병 5기로 진행되는 경우나, 원래부터 만성 콩팥병을 앓아오던 분들이 투석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투석을 평생 지속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하루라도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으면 몸속에 요독이 쌓이고, 폐나 심장에 수분이 축적되어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석은 신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투석 기계가 대신 그 역할을 수행하는 치료입니다. 따라서 만성 콩팥병 환자분들은 신장 이식을 받지 않는 이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투석 치료를 평생 동안 유지하셔야 합니다.

q. 혈액투석 중인 당뇨병 환자에게 필요한 생활습관은 무엇인가요?
신장 질환 근거 기반의 임상 진료 지침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kdigo'라는 비영리 단체가 있습니다. kdigo 진료 지침에서는 개인의 건강 상태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중등도 강도의 신체 활동을 주 150분 이상 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혈액투석 중인 당뇨병 환자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은 아직 부족한 실정인데요. 운동을 통해 골격근을 유지하면 전반적인 신체 기능은 물론, 혈당 조절과 혈압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혈액 투석 중인 당뇨병 환자분들도 최소한 주 2회에서 6회가량 꾸준히 운동하실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다만, 운동 시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운동 중이나 운동 후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사탕이나 주스처럼 빠르게 당을 보충할 수 있는 간식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너무 격렬한 운동은 망막박리나 유리체 출혈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하고,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경우에는 운동 중에 발생한 상처가 잘 낫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발 증상이 있는 환자분들은 운동 중에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더욱 주의하셔야 합니다.

q. 혈액투석 중인 당뇨 환자의 식단은 어떻게 구성해야 하나요?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입니다. 당뇨병만 있는 환자와 혈액투석 중인 당뇨병 환자의 식단은 여러 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탄수화물의 경우, 일반적으로 당뇨 환자분들께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 현미나 잡곡밥을 권장하는데요. 혈액투석 환자의 경우, 현미나 잡곡에 칼륨과 인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혈액 투석 중인 당뇨병 환자분들은 백미 밥을 드시는 것이 더 안전한 선택입니다.

단백질 섭취도 매우 중요합니다. 투석 과정에서 단백질이 손실되기 때문에, 하루에 한두 끼 정도는 고기나 생선을 손바닥 반 크기만큼 꼭 챙겨 드시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지방은 가능하면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지방을 사용해 조리하시는 게 좋습니다.

또 하나 많이 놓치시는 부분이 채소 섭취입니다. 당뇨 환자에게는 채소를 충분히 드시라고 권하는데요. 혈액투석 중인 당뇨 환자에게는 특히 생채소에 들어 있는 칼륨 함량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소는 적절한 조리 방법을 거쳐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칼륨은 채소의 껍질과 줄기에 많고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껍질과 줄기를 제거한 뒤 얇게 썰어 물에 약 2시간 정도 담가두었다가 데쳐 드시는 방법을 추천해 드립니다. 또한, 바나나, 토마토, 고춧잎, 근대, 쑥갓, 시금치, 미나리, 물미역, 갓 등은 칼륨 함량이 높은 식품이므로 과도한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q. 당뇨병을 잘 관리하면 혈액투석 위험도 낮아질 수 있나요?
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무엇보다 혈당을 적극적으로 조절해 단백뇨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당화혈색소(hba1c)를 7%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권장하지만, 연령이나 다른 기저 질환 등을 함께 고려해 저혈당 위험도 함께 조절해야 합니다. 또한 혈압 관리도 신장 기능을 보호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혈압은 130/80mmhg 이하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외에도 고지혈증 조절이나 적절한 체중 관리 역시 신장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되며, 전체적인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합니다. 특히 혈액투석을 예방하고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물, 소금, 칼륨, 인', 네 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식단을 조절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투석 생활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는 점, 강조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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