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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장거리 이동한 아이, 무기력하거나 보챈다면 '이것' 의심
올해 설 연휴는 '역대 최장 연휴'라고 불릴 만큼 길어 평소 방문하기 어려웠던 고향이나 여행지에 다녀오기 좋은 기회였다. 만약 장거리 이동에 아이를 동반했다면 이후에 아이 상태가 어떤지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장시간 영유아의 신체가 흔들리면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shaken baby syndrome)'은 증상이 수 주 후에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심한 경우 사망에도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감기나 소화 불량 등으로 오해하기 쉽고 망막 출혈 같은 위중한 상황이 발생해도 보호자가 외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아이와 장거리 이동을 떠났던 보호자라면 흔들린 아이 증후군의 증상과 예방법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뇌가 두개골에 부딪히면서 발생…영유아 목 발달 미숙이 원인
일본에서 생후 3개월 된 아기가 차량 탑승으로 인해 흔들린 아이 증후군을 겪은 사례가 있다. 8시간이라는 장시간 동안 차량에 탑승했는데, 2주 후 극심한 구토와 함께 뇌출혈, 망막 출혈이 발생했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위 사례처럼 어린 아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뇌 손상의 일종이다. 보통은 격렬하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발생하므로 아동 학대 등과 연관되어 기사에 등장하지만, 장시간 차량에 탑승하거나 비행기 놀이를 하는 행위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차곤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뇌가 두개골 안에서 앞뒤로 흔들리며, 그로 인해 출혈, 타박상, 부기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아기들은 머리와 목을 제대로 지지할 수 없기 때문에 격렬하게 흔들리면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 주로 나타나는 연령은 2세 미만이다. 이차곤 교수는 "이 연령대 아기들은 뇌가 미성숙하고, 특히 두개골이 연하여 외부의 강한 충격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그래서 흔들린아이증후군은 주로 만 2세 미만의 영아를 고위험군으로 설정하여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확률이 낮긴 하지만, 만 2세 이상 아기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평소보다 무기력해 보이거나 반대로 이유 없이 보채기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은 대개 수일에서 수개월 후에 증상이 확인된다. 뇌가 손상이 심하면 증상이 일찍 나타나고, 약한 손상을 입었을 때는 천천히 증상이 나타난다. 뇌의 출혈, 타박상, 부종 등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의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주요 징후 중 하나는 망막 출혈이다. 망막이란 눈 안쪽에 있는 신경 조직으로, 많은 혈관이 분포되어 있다.
이차곤 교수는 "아기의 머리가 급격하게 흔들리면 눈의 망막도 손상되어 출혈이 발생할 수 있지만, 망막 출혈은 보호자가 외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흔들린 아이 증후군 발생 시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이때 보호자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을 의심하고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차곤 교수가 소개한 흔들린 아이 증후군 증상은 다음과 같다. △의식 저하(평소보다 지나치게 졸려 하거나 반응이 느려짐) △구토(이유 없이 반복적으로 구토) △눈 떨림 △동공 크기 변화 △피부 창백 △발작 △이유 없이 보챔 △호흡 문제 등이다. 실제로 2020년에 국내에서 발생한 흔들린 아이 증후군 사례에서는 구토와 의식 불명 증상이 있었다.
급제동이나 코너링 피해야…카시트 사용과 휴식 중요
2세 미만 영유아는 너무 어려 의사를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흔들린 아이 증후군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검사를 해보아야 한다. 중심이 되는 검사는 △뇌출혈 △뇌부종 △망막 출혈 검사다. 뇌출혈은 ct나 mri로 검사하고, 망막 출혈 여부는 안저 검사를 통해 알아본다. 안저 검사란 특수 장비를 통해 눈 안쪽을 검사하는 것을 뜻한다. 이와 더불어, 방사선 촬영으로 머리를 비롯한 온몸의 뼈에 골절이 있는지도 확인한다.
진단 이후에는 각 증상에 맞는 치료를 진행한다. 경련이 있는 경우에는 항경련제를 투여하고, 뇌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하는 식이다. 치료를 통해 호전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장기적인 뇌 손상으로 후유증이 생기거나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의 예방법을 알고 질환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차곤 교수는 "아이와 차량 이동 시에는 유아용 카시트를 사용해야 한다"며 "운전자는 급격한 제동이나 급한 코너링을 피하고 안전 운전에 신경 써야 한다"고 흔들린 아이 증후군 예방법을 설명했다. 또한, "장시간 차량을 운전할 경우에는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아이의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흔들림이 심한 비포장도로를 최대한 피하는 것도 좋은 예방 방법 중 하나다.
도움말 = 이차곤 교수(노원을지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