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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먹는 생각"… 끊이지 않는 식욕, '푸드 노이즈'란?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머릿속이 음식 생각으로 가득했던 경험이 있는가? 이는 '푸드 노이즈(food noise)' 현상으로, 음식에 대한 집착을 비롯해 다이어트와 칼로리에 대해서도 과민하게 신경을 쓰는 상태를 말한다. 이렇게 음식에 대한 반복적인 사고에 갇히게 되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섭식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가천대학교 길병원, 아시아-오세아니아비만학회 회장)는 이에 대해 "생존에 있어 음식 섭취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식욕이 생기거나 배고픔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집착에 가까운 강박 증세는 심리적·정신적인 문제로 다이어트나 그에 준하는 식단 조절로 인해 발생한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와 함께 '푸드 노이즈'가 무엇인지, 어떻게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을지 알아본다.
음식에 대한 강박적 집착, 푸드 노이즈…"비만인이 더 취약해"
2023년 영양 및 건강분야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푸드 노이즈는 음식에 대한 반추와 강박적 집착으로 정의되는데, 배고픔이나 내부적 신호(음식에 대한 생각), 외부적 신호(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는 것)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하루의 80~90%를 음식 생각으로 보내게 되고, 심지어 식사 중에도 다음 끼니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게 된다. 이로 인해 △불안 △죄책감 △수면 장애 등을 겪고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특히 비만인은 푸드 노이즈에 더 취약할 수 있다. 비만인은 날씬한 사람에 비해 glp-1 분비량이 약 2배 가량 낮기 때문이다. glp-1은 음식 섭취 시 장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혈당 조절 △위장 운동 저하 △소화 속도 감소 △뇌의 포만감 중추 자극을 통한 식욕 억제 효과가 있다. 또한 섭식 장애나 불규칙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들도 푸드 노이즈를 겪기 쉽다. 식사를 제한하거나 거르게 되면 뇌에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한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음식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경곤 교수는 이러한 강박 증세는 다이어트에 대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면서 "심한 비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본인 신체 이미지가 비만이라 생각하는 경우에 푸드 노이즈가 생길 수 있고, 음식과 무관한 상황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음식에 투사되어 음식 생각이 계속 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것이 신체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게 될 경우, 바람직하지 못한 섭취 습관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 상태와 체중이 많이 줄어 저체중 상태가 될 수 있으며, 섭식장애라 불리는 폭식증이나 거식증으로 연결될 수 있다"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인지 행동 치료, 푸드 노이즈 완화에 효과적…"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핵심"
최근 비만 치료제로 알려진 오젬픽, 위고비와 같은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이러한 푸드 노이즈 현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김경곤 교수는 "glp-1 작용제는 직접적으로 뇌에 있는 식욕 조절 중추에 영향을 준다"라면서 "glp-1 작용제가 푸드 노이즈에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은 일반적인 비만치료에서 나타나는 식욕을 줄이는 기전과 마찬가지이며, 식욕이 줄어듦에 따라 음식에 대한 집착이나 강박이 감소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glp-1 작용제가 푸드 노이즈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해도, 단기적인 약물 의존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푸드 노이즈를 겪고 있다면 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신적 강박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이때 인지행동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인지행동 치료는 잘못된 인과관계나 생각을 중단토록 생각의 틀을 바꾸게 하는 치료법으로, 음식 절제나 체중 감량에 대해 느끼는 압박감을 개선할 수 있다"라면서 "비정상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필요가 있는지, 과도하게 음식을 절제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건강한 체중을 유지한다면 푸드 노이즈 완화에 도움이 된다"라고 강조했다.
푸드 노이즈의 강박 현상은 실질적으로 본인이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와 방법이 극단적이기 때문에 일어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현실적으로 달성이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진행하는 것이 푸드 노이즈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하며 "평소 섭취 칼로리보다 500kcal 정도 적게 먹는 저열량 식단에 도전하거나 경험 있는 전문가와의 상의를 통해 다이어트 관련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라고 전했다. 지속 가능한 건강한 식습관은 음식에 대한 불필요한 집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밖에도 규칙적인 식사와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이 푸드 노이즈 감소에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푸드 노이즈 증상 없이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목표에만 신경 쓰기보다 현재 본인의 상태를 이해하고 세부적인 내용을 조절하며 점차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면서 "다이어트는 일시적인 체중 감량이 아닌 감량 후 유지가 핵심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도움말 = 김경곤 교수(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