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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압 잡아야 치매 막는다" 관리 시 주의할 점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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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은 조용히, 그러나 점진적으로 우리 몸의 혈관과 장기를 손상시키며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최근에는 혈압이 높을수록 치매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면서 고혈압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분당 서울대병원 노인의료센터장)는 "고혈압은 뇌졸중을 유발해 혈관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혈관 손상과 염증 반응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까지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위험 인자"라며 혈압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 개선의 필요성도 덧붙였다. 고혈압의 위험성과 효과적인 관리 방법에 대해 김광일 교수와 함께 자세히 짚어본다.

q. 고혈압 환자는 치매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요.
우선, 고혈압은 뇌졸중 위험을 높이며, 뇌졸중 이후에는 흔히 '혈관성 치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고혈압 환자에게서 혈관성 치매의 위험이 높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고혈압이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는 고혈압으로 인한 혈관 손상이 신경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고혈압은 염증 반응을 활성화하고 교감신경을 항진시키는 등 다양한 생리적 변화들을 일으켜 알츠하이머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의 발생 위험까지 높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혈압은 혈관성 치매는 물론 퇴행성 치매의 위험 요인으로도 작용하므로, 고혈압을 조기에 진단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q.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 고혈압의 대표적인 합병증과 비교했을 때, 고혈압과 치매 사이의 연관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고혈압과 관련된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심근경색, 뇌졸중, 만성 콩팥병 등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 질환은 혈압이 높을수록 발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철저한 혈압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요. 치매의 경우에는 조금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치매 위험은 고혈압이 있을 때 증가하지만, 반대로 혈압이 지나치게 낮아도 치매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단순히 혈압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고 안정적인 혈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결론적으로 고혈압이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만큼 직접적이지는 않을 수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의 혈압 조절 상태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합병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q. 그렇다면 고혈압 치료를 통해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건가요?
과거에는 고혈압이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지나치게 혈압을 낮추는 경우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고혈압 치료가 실제로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국립보건원이 후원한 '스프린트 마인드(sprint-mind)' 연구 결과를 통해, 고혈압 치료가 치매 발생 위험을 약 17%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고혈압 치료가 노년층에서 가장 우려되는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에게는 적절하고 꾸준한 혈압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q. 치매 외에도 고혈압은 다양한 심혈관 합병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합병증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혈압이 높아지면 우리 몸의 여러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생기는 대표적인 합병증은 뇌졸중과 심부전입니다. 이 두 질환은 혈압이 높을수록, 그리고 고혈압 상태가 장기간 지속될수록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집니다. 실제로 혈압을 꾸준히 잘 관리하면 뇌졸중과 심부전의 발생을 약 40%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고혈압과 두 질환의 연관성을 잘 보여 줍니다.

이 외에도 허혈성 심장질환, 즉 협심증이나 심근경색도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요. 특히 고령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혈액투석의 주요 원인인 만성 콩팥병 역시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 말초혈관질환은 고혈압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고혈압에 의해 말초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면서 다리 저림이나 하지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결국 고혈압은 혈관이 존재하는 모든 장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신 질환으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예방이 정말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안정적으로 혈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혈압 관리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고혈압이 생기기 전 단계에서 미리 예방하는 것이고, 둘째는 이미 고혈압 진단을 받은 환자가 생활습관을 교정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우선 고혈압이 없더라도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혈관이 노화되고, 그에 따라 혈압이 점차 높아집니다. 이는 누구나 겪게 되는 생리적인 변화인데요. 하지만 이러한 혈압 상승은 생활습관만 잘 관리해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체중 관리,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염분 섭취 줄이기, 금연, 절주 등이 있습니다.

고혈압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에게도 생활습관 관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칼륨 섭취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도 잘 알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과일 등을 통해 칼륨 섭취를 늘리는 식단이 혈압 조절에 효과적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음식 중 국물 요리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물은 가급적 피하고 건더기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습관도 나트륨 섭취를 늘리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생활 속에서 이런 작은 식습관부터 개선하는 것이 안정적인 혈압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q. 운동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혹시 고혈압 환자가 피해야 할 운동이 있다면, 혹은 도움이 될 만한 운동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예전에는 고혈압 환자나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주로 유산소 운동만을 권장해 왔습니다. 근력 운동이 과도한 힘을 요구해 혈압을 급격히 올리고, 그로 인해 혈관 손상이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는 근력 운동도 고혈압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종류에 상관없이, 운동은 고혈압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혈압을 낮추는 데 있어서는 여전히 유산소 운동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고혈압 환자에게 권장되는 유산소 운동은 적절한 시간과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운동 시간은 최소 30분 이상, 이상적으로는 하루 1시간 정도가 권장되며, 강도는 운동 중 대화가 힘들 정도의 약간 숨이 찰 정도가 가장 적합합니다.

근력 운동의 경우도 혈압 조절이 잘 되고 있다면 충분히 병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는 상태에서는 근력 운동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치의와 상담 후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처음 근력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에는 무리한 동작보다는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q. 마지막으로 고혈압 환자들에게 당부의 말씀 전해주신다면요.
고혈압 자체보다 더 무서운 건,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하는 합병증입니다. 하지만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혈압만 잘 관리하면 고혈압이 없는 사람과 다를 바 없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고혈압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입니다. 관리에 따라 건강의 방향이 달라진다는 점을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기획 = 유현정 건강 전문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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