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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핀, 머리끈 매일 쓰다가 탈모 생긴다? [팩트진찰대]
영국 두피학자 레이첼 밸런타인(rachel valentine)이 최근 자신의 sns에 "집게핀을 같은 위치에 반복해 고정하면 정수리 주변 모발이 끊어질 수 있다"며 반복되는 헤어스타일링 습관의 탈모 위험성을 지적해 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모았다. 그녀는 집게핀 자체보다 '매일 같은 위치에 고정하는 반복된 장력'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연령대와 상관없이 집게핀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여성이 많은 만큼 잦은 집게핀 사용이나 묶음 머리가 실제 탈모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피부과 전문의 김대우 원장(모나라피부과의원)에게 물어봤다.
반복된 '당김', 실제 모낭 손상으로 이어진다
밸런타인은 "같은 부위에 장력이 반복적으로 가해지면 모발 스트레스가 누적된다"고 설명하며 정수리 부위 모발이 일정한 패턴으로 끊어지는 사례를 언급했다. 김대우 원장 역시 이러한 설명에 의학적 근거가 있다고 말한다. 김 원장은 "집게핀이나 머리끈으로 머리를 자주 묶는 습관은 견인성 탈모나 압박성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제로 슈퍼모델 나오미 켐벨이 견인성 탈모를 겪었던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견인성 탈모는 장기간 강한 힘으로 모발이 당겨지면서 모근에 기계적 손상이 생기는 유형이다. 초기에는 미세한 변화만 보이지만 같은 자극이 반복되면 탈모가 점차 진행되고, 장기간 지속되면 영구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견인성 탈모는 유전성·휴지기 탈모와는 원인과 치료 접근법도 다르다. 유전성 탈모는 치료에 약물이 필요하고, 휴지기 탈모는 스트레스·체중 변화 등의 요인이 대부분 회복 가능하다. "견인성 탈모는 원인이 되는 당김을 피하는 것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탈모와 구분된다"는 것이 김 원장의 설명이다.
위험 요인은 '빈도·강도·기간'… 집게핀, 고무줄 문제가 아닌 습관의 문제
탈모의 원인은 집게핀이나 머리끈 사용 여부가 아니라 얼마나 강하게,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래 같은 부위를 당기느냐에 있다. 김대우 원장은 "단순히 몇 차례 꽉 묶는다고 생기지는 않는다"고 짚으며, 반복과 강도, 그리고 개인의 모발 상태에 따라 위험도가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포니테일처럼 머리를 뒤로 강하게 당겨 묶는 스타일을 수개월 반복하면 견인성 탈모가 진행될 수 있고, 특히 꽉 묶는 스타일의 경우 2~3개월 내에도 탈모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붙임 머리나 가발처럼 무게가 더해지는 스타일은 경우에 따라 1개월 내에도 손상이 생길 수 있고, 6개월 이상 같은 자극이 지속되면 비가역적 탈모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직업 특성도 위험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승무원, 무용수, 국악인처럼 매일 같은 헤어스타일을 유지해야 하는 경우 견인성 탈모가 흔히 관찰된다.
두피 땅기고 모근 아프면 이미 신호… 모발 끊김과 두피 붉어짐도 주의
견인성 탈모의 초기 증상은 두피가 보내는 작은 신호에서 시작된다. 김대우 원장은 견인성 탈모의 초기 증상으로 "모근의 통증이나 두피가 땅기는 느낌이 들 수 있고, 점차 모발이 얇아지거나 끊어지거나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두피가 붉어지거나 작은 뾰루지가 생기는 경우도 있으며, 손가락으로 모발을 부드럽게 잡아당겼을 때 모발이 쉽게 끊어진다면 견인성 탈모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신호가 반복되는데도 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면 모낭 손상이 점차 누적된다.
김 원장은 "견인성 탈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리적 자극을 피하는 것"이라며, "헤어스타일을 바꾸거나 헤어핀 위치를 자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견인성 탈모가 생기더라도 초기라면 당기는 자극만 줄여도 자연적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두피가 아프거나 땅길 때 이를 무시하고 버티는 것이 가장 위험한 선택이다.
하루 6시간 이상 당기는 스타일은 피해야
예방의 핵심은 같은 부위에 지속적으로 힘이 가해지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다. 김대우 원장은 "하루 6시간 이상 머리가 당겨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장력이 오래 걸리는 스타일이라면 중간중간 머리를 풀어 두피를 쉬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묶는 높낮이를 자주 바꾸고 너무 꽉 묶지 않으며, 집게핀이나 머리끈을 사용할 때도 매번 다른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열기구(고데기) 사용은 모발 단백질을 손상시켜 끊어짐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집게핀이나 머리끈을 사용하느냐가 아니라 스타일링 습관이 어떠한가이다. 김대우 원장은 "견인성 탈모는 초기라면 생활습관 교정만으로도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장시간 반복되면 영구적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며 두피가 당기거나 모근이 아픈 느낌이 있다면 스타일링 습관부터 점검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