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국가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치과도 예외 없이 구강검진과 스케일링을 받으려는 이들로 붐빈다. 이처럼 때에 맞춰 검진받고, 스케일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매일 실천하는 올바른 양치 습관이다. 양치는 구강 위생을 관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확실한 방법이지만, 반대로 소홀히 하면 잇몸병뿐만 아니라 전신 질환의 발생 위험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치주과 전문의 김영대 원장(연세와이디치과의원)은 "구강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것은 치주 질환뿐 아니라 전신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특히 당뇨병과 밀접한 상호 관계가 있음이 국내외 다수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치아 건강이 전신 건강과 직결될 수도 있다는 것. 김 원장 도움말로 구강 위생과 치아 건강을 지키는 올바른 양치법, 잘못 알려진 치위생 상식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잇몸병 방치하면 당뇨·심혈관 질환 위험 커져
구강 위생 관리를 소홀히 하면 치주 질환, 즉 잇몸병이 생기기 쉽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 치주 질환이 당뇨병을 비롯한 전신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김영대 원장은 "혈당 조절이 잘되지 않는 당뇨 환자는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상피와 점막의 상처 치유가 지연돼 치주 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당뇨 환자가 치주 치료를 받으면 인슐린 저항성과 염증표지자가 개선돼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초진 환자의 전신 질환 여부를 필수적으로 확인해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수치를 철저히 체크한 후 치료를 진행하고, 정기적인 치주 치료를 적극 권장해 전신 질환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치실 사용, 잇몸 건강 해친다는 건 오해
따라서 치아와 잇몸의 건강, 나아가 당뇨병과 같은 전신 질환 예방을 위해선 구강 위생 관리도 철저해야 한다. 많은 치과 의사들은 치실의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지만, 반대로 치실 사용이 오히려 잇몸 건강을 해친다는 속설도 있다.

김영대 원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미국치과협회(ada)에 따르면 치실 사용은 치태와 잇몸 염증 감소에 칫솔질만 단독으로 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다만 치실을 잘못된 방법으로 사용하게 되면 잇몸에 상처를 유발할 수 있으니 올바른 사용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치실의 잘못된 사용법으로 인한 부작용이 만든 속설로 추측할 수 있다.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하면 잇몸 건강에 효과적이다.

<올바른 치실 사용법>
- 치실을 45~50cm 길이로 자른 뒤 양손 검지에 감고 2~3cm 정도를 사용
- 치실을 치아 사이에 부드럽게 밀어 넣은 후 치아 면을 감싸듯이 위아래로 부드럽게 움직이며 치태를 제거
- 사용 시 잇몸을 세게 밀지 않도록 주의

구강 세정기, 스케일링 대체는 불가능… 보조 수단으로는 효과적
최근에는 얇고 강한 물줄기로 치아를 청소하는 '구강 세정기'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겉보기에 스케일링 장치와 구동 방식이 비슷해 스케일링을 대체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김영대 원장은 "구강 세정기는 치과의 스케일링 치료와는 작동 원리 자체가 다르다"며, "구강 세정기가 물줄기의 압력을 이용해 치태와 음식물을 씻어내는 '세정'의 역할을 하는 반면, 스케일링 치료는 초음파 진동으로 작동해 치태와 음식물은 물론, 치석까지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강 세정기로 스케일링 치료를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교정 치료 중이거나 브리지와 같이 연결된 형태의 보철물 때문에 치실 사용이 어려운 경우 유용하며, 잇몸 염증 감소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구강 위생과 건강을 위해선 올바른 칫솔질이 우선되어야 하며, 구강 세정기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됐을 때 효과가 있다.

칫솔모, 어금니 2~3개 크기가 적절… 칫솔질 너무 세면 잇몸 상처 유발
올바른 칫솔질을 위해선 적합한 칫솔과 치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칫솔은 부드러운 칫솔모에 어금니 2~3개 크기의 칫솔 머리를 가진 형태다. 김영대 원장은 "칫솔모의 굵기가 굵어질수록 세정력이 높아지지만, 잘못된 방법의 칫솔질로 잇몸에 상처가 나기 쉽고 치아의 마모도 또한 높아질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부드러운 칫솔모가 권장된다"고 말했다.

치약은 불소 함량 1,000~1,500ppm 정도의 제품이 권장된다. 김 원장은 "불소가 과하게 많은 치약을 8세 이전 성장기 어린이가 사용하게 될 경우 영구치 형성 과정에서 치아 불소증이 발생될 수 있다"며 "적절한 농도의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칫솔질을 할 때도 올바른 방법으로 해야 잇몸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특히 잇몸과 치아 사이를 박박 문질러야 이물질 제거가 잘 된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김 원장은 "세게 문지르는 칫솔질이 이물질 제거가 잘 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상식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칫솔질을 센 힘으로 하면 잇몸에 상처가 나거나 잇몸이 내려가는 증상이 생길 수 있고, 이는 치아 과민 증상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칫솔질을 할 때는 적당한 세기로 하는 것이 좋다. 양치는 하루에 최소 2회 이상, 한 번에 2분 이상, 식후 3분 이내에 하는 규칙적인 양치 습관이 권장된다.

가글 형태의 구강 청결제는 치태 형성을 억제하고 잇몸 염증과 구취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김 원장은 "구강 청결제는 양치 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올바른 칫솔질이 필수적으로 선행된 후 보조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칫솔질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칫솔질 전이나 단독으로 구강 청결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칫솔질을 완전히 대체하기는 어려우므로 추후 반드시 양치를 해야 한다. 이에 김 원장은 "구강 청결제에는 알코올 성분이 들어가 있어 구강 건조 증세가 생길 수 있으므로 과도한 사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6개월마다 정기 검진, 연 1회 스케일링 필수
구강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습관은 역시 규칙적인 양치질과 정기적인 치과 검진이다. 김영대 원장은 "정기 검진은 6개월에 1회 정도가 권장되며, 스케일링은 1년에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잊지 말고 치과를 방문해 구강 건강을 챙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식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김 원장은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즐기는 습관은 치아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피하는 것이 좋고, 충치 발생률을 높이는 끈적이거나 당분이 많이 함유된 탄산음료, 젤리 같은 음식 또한 자주 섭취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