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와 함께 '허리 협착증'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중장년층 이후에 주로 나타나는 이 질환은 허리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되기 쉽지만, 원인과 치료법은 다르다. 특히, 협착증은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며, 걷기 어려움이나 다리 저림 등 일상생활의 불편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맞춤 치료가 중요하다.

정형외과 전문의 김성진 원장(신림정형외과의원)은 "통증을 참고 견디기보다는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며 "증상이 진행된 이후에는 신경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생활 속 경고 신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협착증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 그리고 도수치료와 수술 사이에서 환자에게 적합한 방법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디스크와 다른 협착증…"걷기 힘들고 다리가 저려요"
허리 협착증(요추관 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내부 신경이 눌리는 질환이다. 주로 허리,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목 등 하체 전반에 저린 증상과 통증이 나타난다. 엉덩이 안쪽이나 항문 주변에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성진 원장은 흔히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와 협착증이 혼동되지만, 두 질환은 발생 시기와 통증 양상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디스크는 젊은 층에서 갑작스러운 움직임 이후 급성으로 발생하며 방사통이 두드러진다. 반면 협착증은 중장년층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걷기 어렵거나 오래 서 있으면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나이가 들수록 척추 주변 구조물이 노화되며 점차 진행된다. 김 원장은 "단순히 나이 때문만이 아니라 평소 생활습관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오랜 시간 좋지 않은 자세로 앉아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드는 행위, 반복적인 허리 사용은 척추에 부담을 주고 협착을 악화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비만으로 인한 하중 증가, 외상, 유전적 요인 등도 협착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신경학적 검사, 영상 검사 종합해 진단… "mri가 가장 정확"
허리 협착증이 의심되는 경우, 진단은 환자의 증상에 대한 문진과 신경학적 검사, 영상 검사를 종합해 이뤄진다. 김성진 원장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바탕으로 mri(자기공명영상), ct(전산화 단층촬영), 신경근전도검사, 척수 조영술 등의 방사선학적 검사를 통해 확진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mri는 협착 부위의 위치와 정도, 신경 압박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검사"라며, "ct는 뼈의 구조적 이상을 확인하는 데 유용하고, 신경근전도검사나 척수조영술은 신경 손상 여부나 협착 부위를 보다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료는 단계적으로…환자 상태에 맞춰 접근해야
허리 협착증 치료는 환자의 증상 정도와 신경 압박 상태에 따라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에는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통해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고, 이후에는 도수치료와 운동요법을 병행해 기능 회복을 목표로 한다.

● 다음은 허리 협착증 치료법과 도수치료에 대한 궁금증을 김성진 원장과의 일문일답.

q. 허리 협착증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증상이나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나요?
a. 기본적으로 보존적 치료부터 시작합니다. 안정과 운동 제한을 기본으로 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통증과 염증을 조절하기 위해 경막 외 주사나 신경차단술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약물 치료로는 소염진통제, 근육이완제 등을 사용하며, 그 외에도 보조기 착용, 물리치료(열치료, 초단파, 전기자극, 도수치료, 견인치료) 등을 병행합니다. 급성기 증상이 완화된 이후에는 운동요법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거나 마미총 증후군, 근력 저하, 척수손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합니다. 감압적 수술은 두꺼워진 황색인대, 후관절 돌기 내측, 추간판 등을 절제해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수술입니다. 필요한 경우 신경근을 보호하기 위해 추간공 확장술도 함께 시행합니다.

q. 도수치료나 주사 치료(시술)는 각각 어떤 경우에 도움이 되나요?
a. 통증이 심할 때는 주사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사를 통해 신경 주변의 염증을 조절하고 통증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도수치료는 척추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통증이 감소한 이후에는 약해진 근육을 강화해 척추를 지지하고 퇴행성 변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도수치료는 허리 협착증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되나요?
a. 허리 통증이 있을 때 도수치료를 통해 척추 주변의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면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염증과 부기가 줄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됩니다. 또한, 감압적 수술 없이 증상이 호전된 환자의 경우, 구조물 자체보다는 잘못된 자세나 움직임으로 인한 압박이 문제인 경우가 많아, 도수치료를 통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움직임을 재교육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q. 도수치료는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으며, 어떤 환자에게 효과가 잘 나타나나요?
a. 도수치료는 통증 완화와 자세 개선을 모두 목적으로 합니다. 따라서 통증이 발생한 초기부터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자세 불균형이나 척추 주변 근육 약화가 동반된 환자들에게 효과가 잘 나타납니다.

q. 협착증 외에도 목 디스크나 경추 협착증에도 도수치료가 효과적인가요?
a. 네, 목과 어깨 부위의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을 개선함으로써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목과 어깨의 유연성을 높여 경추관의 압박을 줄이고, 장기적으로는 자세 개선을 통해 증상 재발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q. 도수치료가 일시적인 효과에 그친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좋은 질문입니다. 실제로 도수치료만으로 구조적 협착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도수치료는 '통증 완화와 기능 회복을 돕는 보조 치료'입니다. 일시적 효과에 그치지 않으려면 꾸준한 도수치료와 함께 운동요법, 생활습관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환자 본인이 잘못된 자세에 익숙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근육을 새롭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숙련된 치료사와 함께 정기적인 평가와 맞춤 계획 조정이 중요합니다.

q. 도수치료와 함께 병행하면 좋은 운동이나 생활습관은 무엇인가요?
a. 허리 주변 근육, 즉 코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매우 중요합니다. 걷기, 수영, 고정식 자전거 타기 등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는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입니다. 또한 체중 감량을 통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자세는 피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굽히지 말고 무릎을 구부려 드는 동작을 취해야 합니다.

q. 협착증이나 만성 요통 환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추가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a.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입니다. 참고 버티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너무 늦게 병원을 찾으면 치료 시기를 놓쳐 신경 손상이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통증이 나타났을 때는 조기에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꾸준한 운동과 올바른 자세 유지, 정기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척추는 인생의 기둥입니다. 평소부터 아끼고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며, 필요할 때는 주저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