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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지는 비만 치료제 시장… "올바른 정보로 오남용 막아야"④ [비만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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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제는 최근 의료 및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슈다. 삭센다에 이어 위고비가 국내에 처음 도입되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도 예정돼 있어 업계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비만 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를 만능 해결책으로 착각하는 시각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위고비를 당뇨병이나 비만 치료 목적이 아닌 단순한 체중 감량이나 미용 목적으로 남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가정의학과 허연 교수(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와 함께 위고비의 효과와 안전한 사용법에 대해 짚어봤다.

위고비가 유독 주목받는 이유
위고비는 출시 직후 일론 머스크를 비롯한 해외 유명 인사들이 체중 감량 효과를 경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도입과 동시에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품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위고비(wegovy®, 일반명 세마글루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 agonist)로, 장과 뇌에 작용해 체중 감량을 유도한다. 허연 교수에 따르면 기전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째, 위 배출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증가시킨다. 음식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적은 양의 식사로도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할 수 있다. 둘째,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해 소화 속도를 늦추고 인슐린 분비량을 줄인다. 셋째, 식욕을 조절하는 렙틴 호르몬을 증가시켜 식욕을 억제한다. 즉, 위고비는 신체의 대사 균형을 조절해 체중 감량을 돕는 약물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비만 치료제, 예를 들어 삭센다(saxenda®, 일반명 리라글루타이드)와 같은 약물이 있음에도 위고비가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허연 교수는 그 원인으로 장기적인 사용 가능성을 꼽았다. 비만은 만성적으로 재발 우려가 높은 진행성 질환이므로, 치료제 역시 장기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장기 사용이 승인된 비만 치료제 중에서 위고비가 특히 주목받는 것은 체중 감량 효과 때문이다. 허 교수는 "위고비는 다른 비만 치료제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 환자가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위고비를 사용했을 때, 평균적으로 체중의 15%가 감소했으며, 86%의 환자가 처음 체중에서 5% 이상 감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위험을 16%가량 줄이는 효과도 보고됐다.

삭센다와 위고비 모두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이지만, 투여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삭센다는 반감기가 13~15시간으로 매일 주사를 맞아야 하지만, 위고비는 반감기가 165시간으로 주 1회 투여하면 되기 때문에 훨씬 편리하다. 부작용 발생 빈도 역시 기존 비만 치료제와 비슷하거나 경미한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다.

오남용 우려↑…"의학적 필요 있을 때 사용해야"
위고비의 인기가 커지면서, 이를 둘러싼 부작용과 오남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허연 교수는 "비만은 유병률이 높은 질환이며, 비만 치료제는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투여될 수 있기 때문에 오남용 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위고비와 같은 강력한 약물이 무분별하게 사용될 경우 매우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고비의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울렁거림, 구토, 두통, 설사, 변비 등이 있으며, 심한 경우 중증 탈수와 급성 콩팥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허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적절한 초기 평가와 모니터링 없이 사용할 경우 저혈당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의 특성상 담석증 및 담낭염 발생 가능성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단순한 체중 감량제가 아니라 당뇨병 치료 및 심뇌혈관 질환 예방을 위한 전문 의약품이다. 따라서, 반드시 의학적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해 의료진의 정확한 진단과 감독하에 사용해야 한다. 대사 질환이 없는 사람이 미용 목적으로 무분별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현재 위고비는 체질량지수(bmi) 30kg/m² 이상인 비만 환자 또는 bmi 27kg/m² 이상이면서 고혈압,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을 동반한 환자에게 처방될 수 있다. 허 교수는 "지난해 7월, 이미 심혈관 질환을 가진 bmi 27kg/m² 이상의 비만 환자에서 심혈관 사망, 심장마비,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위고비의 사용에 대한 추가 적응증이 승인됐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허 교수는 "지속적인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약물 치료뿐만 아니라 식습관 개선과 운동 등 생활습관 변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며 "올바른 치료법을 통해 건강한 체중 감량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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